쇠돌이가 내곁을 떠난지 일주일...

쇠돌이 2008. 9. 12. 02:26

오늘로써 쇠돌이가 내곁을 떠난지 딱 일주일이 되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린것 같은 슬픔이... 내가 좀만 더 조심했으면, 다른 병원에 갔으면 살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감으로...  정말 아무것도 앞으로 하지 못할것 같은 무기력감으로 며칠을 살았다.

어두운 대문을 열고 들어와서 쇠돌이가 앉아있던 텅빈 마루의 차가움과 컴컴함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불을 키고 쇠돌이가 없음에 다시한번 절망했던 며칠이 지났다.

너무 좁고 답답하게 느껴져서 곧 이사를 가야겠다던 집이 쇠돌이가 없어지고 난후 너무나 넓어 보여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며칠이 지났다.

어디선가 방울 소리를 딸랑거리면서 내 발밑에 와서 안아달라고 애절한 눈망울로 나를 쳐다볼것 같은 느낌으로 자꾸 뒤를 돌아보던 며칠이 지났다.

아직도 와이프는 블로그에 올라간 쇠돌이 사진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물론 나도 쇠돌이의 동영상을 보면서 아직도 몰래 몰래 울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는 일상속으로 돌아오고 있다.

쇠돌이보다 먼저간 "손지창"이라는 개를 키우던 아는 분께 쇠돌이가 하늘나라를 갔다고 이야기를 드렸더니,

시간이 약이다 라고 한마디 해주셨다.

난 그렇게 시간이라는 약으로 내 상처를 치유하고 살아가고 있다.


쇠돌아.

요즘 형아가 네 사진을 덜 보고 덜 울어도 용서해주렴.

형도 너무 슬프지만, 형은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많단다.

형은 기억력이 너무 나쁘지만... 너 잊지 않기 위해서 네 사진을 액자에 걸어놓을거고, 네 유골함도 계속 가지고 있을꺼야.  매년 9월 4일마다는 너를 위해서 기도도 할것이고.
그렇게 넌 나와 진선이와, 그리고 우리형, 그리고 모든 가족의 가슴속에 살아있을꺼야.

너의 원래 주인에게도 알려주려고 찾아봤는데, 연락처를 못찾겠네.

네가 꿈에라도 나타나서 알려주렴.

하늘나라에서 손지창은 만났니?

나도 손지창을 실제 본적은 한번도 없지만, 만나게 되면 안부전해줘.

네가 쓰던 것들. 네가 다 먹지 못하고 간것들은 모두 다른 불쌍한 네 친구들 돕는데 쓰라고 추석지나면 보내줄꺼야. 괜찮지? 

쇠돌아, 너무 보고 싶다.

초롱초롱하게 올려보던 너의 눈동자가 자꾸 생각이 나네.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너의 코와 입술사이에 난 부드러운 털을 만져주는것. 물론 너는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너를 한번만 더 만져볼수 있다면 좋겠어.
컴퓨터 좀만 하고, TV좀만 덜 보고 너랑 더 재미있게 놀아줄걸 그랬어.

쇠돌아 사랑해.


형이 사다준 푹신한 자기 방석에서 자는것을 좋아했던 쇠돌이...
작년부터 부쩍 잠을 많이 잤다. 그리고 시력도 청력도 전과 같지 않아서 이렇게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도 세상 모르고 잠을 잤다. 그때도 그게 그렇게 마음이 아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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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돌이집에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집이 너무 좁아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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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사진찍는 형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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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뭔가 갈구하는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던 너의 초롱초롱한 눈...
다시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쇠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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