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나와 쇠돌이의 뒷모습.

쇠돌이 2009. 1. 24. 02:21

작년(2008년) 여름쯤의 어느날이다. 

당시 회사는 투자가 끊겨서 프로젝트는 모두 중단되고 하나 둘씩 회사를 그만두는 뒤숭숭한 분위기 였고, 

할일없이 회사에 앉아있기가 답답하여 홍대앞에서 술한잔 하고 집에 가는길에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벽에 붙어있는 시 글귀를 보고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한장 찍어 두었었다. 

아마도 당시의 답답한 마음과 곧 회사를 떠날 예정이었으므로 당시의 상황에 비춰 나에게 글귀 하나 하나가 눈에 들어왔던거 같다. 

술에 어느정도 취한 상태여서 더더욱 감상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술김에 그 말을 웅얼 거리면서 집에 온것 같다. 

그 말을 곱씩으면서 그렇게 복잡한 마음으로 회사를 정리하고 나왔다. 

아주 우연히도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쇠돌이와 보낼 시간이 많아 졌을때에 , 쇠돌이는 나와 딱 이틀의 시간을 함께 지내고 병원에 입원한뒤에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쇼크가 왔던 그날까지만 해도 잘 놀고, 잘 먹고 내가 옆에 있어서 너무나 좋아했던 녀석. 

쇠돌이의 마지막 뒷모습은, 그렇게 아름답게 나를 떠나갔다. 

내가 집에서 놀때 좀 더 오래 같이 있었으면 하는 야속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오래 아프지 않고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간것이 어쩌면 더 아름다운 뒷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와이프가 찍어준 쇠돌이와 나의 뒷모습. 


나도 앞으로 나의 삶에서 몇번이나 더 뒷모습을 보이면서 퇴장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늘 아름다운 뒷모습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 가는 뒷모습까지 아름다웠던 쇠돌이,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만 기억에 남을 것이다. 

Bye...  쇠돌아,  그리울꺼야.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