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피싱 알면서도 당할뻔 하다.

나의 일상들 2009. 7. 2. 09:34
어제 저녁에 갑자기 친구로부터 MSN 메신저로 부터 연락이 왔다.

친구: 자리 있냐?
나 : 응
친구: 혹시 지금 인터넷 뱅킹 가능하냐?
나: 어 가능해, 근데 왜?
친구: 미안한데, 지금 급하게 돈을 보낼곳이 있는데 오늘 보안카드를 두고 왔네. 대신 좀 보내주면 집에 가서
부쳐줄께

친구는 중학교 동창으로 오랫동안 알아온 아주 친한 친구 녀석이고,  중고차 딜러를 하는 친구녀석한테 얼마전 차를 한대 구입한 이후였다.

친구녀석이 중고차 딜러를 하다 보니 여기저기 돈을 자주 보내고 받고 하는것을 알고 있던 나로써는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실제 돈을 부쳐주고 싶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통장에 들어있는 돈이 별로 없는 상황이었다.

나: 어 근데 나도 지금 통장에 돈이 별로 없네.
친구 : 얼마 있는데?

얼마 있는데?

이 말에서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보통 지금 얼마나 필요하니 있는 만큼 보내달라고 이야기하는게 일반적인데, 친구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뭐가 그렇게 궁금할까.

이때 불현듯 "메신저 피싱"에 당했다는 신문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나 : 야 나 지금 좀 나가봐야 하는데 전화로 이야기하자. 전화해
친구: 응


그러고 지켜보니 친구는 메신저에 로그아웃을 해버린다.

전화도 물론 안온다.

내가 친구번호로 전화를 하니 친구는 지금 외근중이란다.

나랑 메신저로 이야기한적도 없다고 한다. -_-;;;

메신저 피싱이었던 것이다.

자초 지종을 이야기해주고 메신저 비번을 바꾸고 컴터 한번 밀라고 했는데 영 찝찝하다.

그러던중에 다시 친구가 메신저로 로그인

이 녀석을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에

나: XX야 , 왜 전화안해, 통장번호 불러줘 부쳐줄께.

이렇게 메시지를 날렸더니,

답이 온다.

친구:  어 진짜 나야, 외근갔다가 왔써 ㅋㅋ

-_-;;

메신저 피싱이란거에 실제 당해보니 알면서도 당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사정이 다 다른것이고, 나의 경우도 마지막 말만 안했어도 보내려고 했으니깐.

이제는 메신저로 대화할때 암구호라도 하나 정해놔야 할것 같다.

"호랑이" "담배"

군대에서 쓰는 이런 암구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