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인연을 맺은 반려동물, 그리고 쇠돌이가 남기고 간 유산, Whereis.or.kr 베타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쇠돌이 2009. 5. 6. 23:47
나와 인연을 맺은 반려동물들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나와 첫번째 인연을 맺는 강아지는 일명 믹스견 "달롱이"였습니다.

내가 아주 어렸을때 초등 학교에 막 다니기 시작할때 형이 어디선가 눈도 못뜬 잡종 누렁이 한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근처 사는 형 친구네 집의 복실이가 낳은 새끼중에 막내를 데리고 온 것 입니다.

눈도 못뜬 녀석을 분유 타서 먹여서 키웠는데, 이름을 "달롱이"라고 지어줬습니다.

주둥이가 까맣고 딱 보기에도 누렁이 새끼 같은 녀석이었는데 지금처럼 예방 접종을 해준것도 아니고 사료나 영양제를 먹인것도 아닌데 참 건강하게 잘 자랐었습니다.

그러다가 몸집이 점점 커지면서 내가 학교간 사이에 어머니가 마당이 있던 외할머니 댁에 맡겨버렸죠.

나는 며칠을 울며 불며 지냈고, 나중에 어머니가 이야기 해주신 바로는 며칠뒤에 달롱이는 할머니집을 나갔고 그 뒤로는 다시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나와 두번째 인연이 있었던 동물은 고양이 였습니다.

군대에 있던 시절 야간 초소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는길에 내무반 뒷쪽 산속에서 새끼 고양이 우는 소리가 자꾸 들립니다.

가봤더니 새끼 고양이 한마리만 숲속에 떨고 있는 것입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어미 고양이는 보이지 않고 그냥 놔두면 얼어죽을것 같아서 일단 안고 내무반 으로 들어왔습니다.

관물대 안에서 잠을 재우고 다음날 건빵 주머니에 그 녀석을 넣고 생선튀김 같은 음식을 취사반에 얻어 먹였습니다.

그날밤 야간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 왠 고양이가 한마리 내무반 앞을 서성거리며 야~~옹 야~~옹 웁니다.

아무래도 그 녀석 엄마 인것 같아서 내무반에서 새끼 고양이를 데려다가 놓고 한발짝 뒤로 물러나서 지켜보니 ,  그 녀석이 새끼 고양이 목덜미를 물고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풀숲으로 들어가기전에 내 얼굴을 한번 휙 돌아보고 가더군요.

다음날 아침에 내무반 앞에는 죽은 쥐가 한마리 놓여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녀석이 감사의 표시로 물어다가 놓은 것 같습니다.


세번째 인연이 있던 동물은 유기견이었습니다.

군대시절에 군종병이었기 때문에 야간 초소 방문이라고 초코파이와 커피를 들고 야간 초소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을 위로 하러 다니는 일을 했습니다.

내가 나올 시간만 되면 부대 주위의 산속에서 사는 유기견이 나타나서 내무실 근처를 서성거립니다.

내가 가는 길을 항상 두세발자국씩 떨어져서 따라옵니다.

무섭게 생긴 녀석이 아니라 착하게 생긴 발발이 녀석이라서 무섭다기 보다는 어두운 산속을 갈때 동무가 되어주어서 좋았습니다.

같이 이야기도 하고 산책을 하다가 내가 다시 내무반에 복귀할때 쯤 되면 다시 산속으로 사라집니다.

가끔 건빵이나 과자 , 우유 같은것을 챙겨두었다가 사라지기 전에 꺼내주곤 했는데요, 그러면 그 녀석은 감사하다는 듯이 평소에는 요리 저리 피해 다니다가 머리를 한번 만지게 허락 해줍니다.



네번째 인연을 맺은 동물이 바로 "쇠돌이" 입니다.

이전에 동물들은 모두 저를 짧은 기간 스치고 간 녀석들이었다면 쇠돌이는 10년을 같이 나와 함께 살았던 친구이자 애인이자, 동반자 같은 녀석이었습니다.

쇠돌이 덕분에 반려동물이 주는 행복을 배울수 있었고,  유기동물들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전 포스트를 보면 쇠돌이가 저를 떠나간 뒤의 이야기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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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와 잠깐 인연을 맺은 "예삐"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해볼까 합니다.

예삐는 유기견이었습니다. 제가 결혼전에 살던 아파트 공원을 며칠째 배회하던 녀석을 지켜보다가 구조한 녀석이었는데요.

정말 순하고 착한 발바리 여아입니다.

저희집에서는 부모님의 반대로 지내지 못하고 형 친구네 집에서 지내다가 아는 분께 입양을 보냈습니다.

그 녀석을 구조하면서 유기견 문제가 심각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유기견을 줄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검색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2007년부터 생각만 하다가 작년에 쇠돌이가 하늘나라로 가면서 언젠가 유기견을 위한 검색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다시 한번 결심을 하게 되었고, 최근 회사 그만두고 쉬는 몇개월간 틈을 내서 만들게 된것이죠.

1월부터 다시 회사를 나가게 되고 시간이 없어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조금씩 작업을 해서  이번에 베타 서비스나마 런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쇠돌이가 하늘나라로 떠난지 8개월 하루가 지난 2009년 5월 5일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유기견/분실물 검색엔진 Whereis  (http://www.whereis.or.kr)



가장 좋은 유기견 문제의 해결방법은 원래 주인에게 되찾아 주는 방법입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주인을 찾아 줄 수 있을까 고민한 서비스가 바로 whereis입니다.

whereis는 반려동물에 관심있는 분들이 직접 등록/제보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서비스입니다.

지도위에 분실 위치와 목격 위치를 알려줄수 있도록 구글 지도가 Integration되어 있고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댓글로써 제보를 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저의 여가 시간과 서버 임대 비용을 들여가면서 만든 이 서비스가 아무쪼록 많은 유기동물들을 다시 주인에게 찾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