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돌이 유골을 청계산에 뿌리다...

쇠돌이 2008. 9. 8. 01:40

차 타는것을 유난히 싫어했던 쇠돌이 때문에, 그렇게 멀리까지 쇠돌이를 데리고 다녀본적이 없다.

아마도 나랑 같이 가본곳중에 가장 먼곳이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병원과 청계산 정도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쇠돌이가 꽤 젊었던 시절에 주말 새벽마다 청계산에 오르시는 부모님을 따라서 쇠돌이를 데리고 한번 산에 같이 올랐었다.

물론 산에 다녀와서 너무나 고단했는지 하루종일 잠을 자는 쇠돌이를 보고 너무 무리가 아닌가 싶어서 다음부터 데리고 가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쇠돌이와 나의 좋은 추억중에 하나였다.

쇠돌이의 유골을 간직해야 하는것인지, 뿌려줘야 하는것인지, 그리고 뿌린다면 어디다가 뿌려야 하는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산에 올라가면서도 뿌리지 말고 내가 보관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계속 들었었다.

유골을 잘 못 보관하면 벌레가 생기고 곰팡이가 날수 있다는 부모님 말에 오늘 아침에 청계산 정상에서 과천이 내려다보이는곳에 한줌 재를 뿌리고 돌아왔다.

일부는 남겨서 돌아왔는데 보관을 하든, 바다에 뿌려주든 할 예정이다.


쇠돌아.

네가 하늘나라로 간뒤에 삼일간 나와 같이 있던  너의 유골을 서울이 내려다 보이는 청계산 정상에 일부 뿌리고 왔어.

산에 올라가면서도 이걸 뿌리는게 좋을까 아니면 계속 내가 보관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어.

형은 언제나 너를 곁에 두고 싶지만, 그건 나의 욕심이겠지?

너도 그동안 못본 곳을 자유롭게 보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

남겨온 유골은 일부 바다에다가 뿌려줄께.

네가 못가본 바다를 죽어서라도 보여주고 싶어.

일부는 형이 보관하고 있어도 괜찮겠지?  아주 조금만 가지고 있을께. 보면서 네 생각하려고.

쇠돌아.  그동안 좁게만 느껴졌던 집이 너무나 횡하니 크게 느껴진다.

그 모든 공간을 채워주던 네가 없으니, 집이 너무 쓸쓸하게 느껴져.

밥을 먹어도 맛나지 않고, 영화를 봐도 재미가 없다. 집에 있어도 뭔가 허전하고...

너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네.

너는 지금쯤 하늘나라로 갔겠지?

너의 마지막 이틀, 너를 살릴려는 욕심으로 너무 힘들게 해서 미안해. 혼자 병원에서 얼마나 춥고, 외롭고 무서웠을까. 미용실에 잠시 맡기는것도 싫어하는 너인데...

마지막 순간도 같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형은 이틀간 네 생각만 하고 너만 걱정하고 있었어.

30분만...형이 올때 까지만 좀만 더 형을 기다리지 그랬어. 형 품속에서 따듯함을 느끼면서 보내줬을텐데.

날씨좋고 놀러 다니기 좋은 9월까지만이라도 좀 더 형 곁에 있어주지 그랬어. 사진도 찍고 , 추억도 좀 더 만들수 있었을텐데.

죽는 날 낮에 형 혼자서 자전거 타러 가는게 아니었는데...

너 자전거 바구니에 타면 다리 아플까봐 두고 갔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같이 추억을 좀 더 만들껄 그랬다.

쇠돌아 형 한테 섭섭한일 있더라도 가끔 꿈에라도 나와줘.  너무 보고 싶어.

사랑해 쇠돌아.  다음번에 태어나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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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돌아 하늘나라에서 건강하게 뛰어다니렴...

쇠돌이 2008. 9. 4. 19:09

2008년 9월 4일 쇠돌이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9월 2일 밤에 잘 뛰어놀다가 갑자기 몸이 뒤틀리면서 경련이 오더니 다리가 풀려서 건대 수의학과 동물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심장 질환이라고 해서 입원시켰다가, 심장마비로 이틀만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1999년 4살때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쇠돌이를 측은한 마음에 한달만 돌봐준다고 하고 전주인으로 부터 받아서 우리집에 처음 데리고 왔는데, 오자마자 형을 물어 재끼고, 성질도 사납고, 똥,오줌도 못가리고, 어떻게 이놈과 한달을 살 수 있을까 했는데, 결국 그 뒤로 10년간 나와 동거동락을 같이 했네요.

딱 하루 전주인에게 다시 갔다가, 다시 찾아온게 내가 쇠돌이 형이 아니었던 단 하루 였습니다.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부모님들을 비롯하여 형,누나 가족들과 함꼐 있을때는 가족들 친손자 하나 없어서 손주처럼 사랑을 독차지 했고,

결혼하고 나서도 다들 말리는것을 데려와서 와이프와 나의 사랑을 독차지 했고, 동거 경력이나 한이불 쓴거는 와이프보다 선배라는 이유로 와이프 보다더 대접받으면서 지냈습니다.

2001년에 동네 병원에서 수술 한차례, 2002년에 동네 병원에서 또 수술, 2003년에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 수술...

올여름에는 유난히 더워서 그런지 힘들어 하더군요.

올해 8월에는 잘 걷지를 못해서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관절들이 안좋다고 해서 관절에 좋은 사료, 관절에 좋은 영양제들을 잔뜩 사놨는데 결국 그 영양제도 다 못 먹이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군요.

참 아픈데도 많았고, 성질도 드러웠던 녀석인데, 왜 이리 벌써 부터 보고 싶은건지...

아침에 동물병원에서 쇠돌이를 데려다가 아롱이네 집이라는 애견 화장을 해주는곳에서 쇠돌이를 화장하고, 유골함을 받아서 집에 왔습니다.

유골함속의 쇠돌이가 지금 컴퓨터에 옆에서 저를 내려다 보고 있네요.

쇠돌이가 먹다만 사료들, 영양제, 간식들은 모아서 유기견 돕는 곳에 보내려고 합니다...

유골은 쇠돌이가 가본 가장 높은곳 청계산 정상에서 뿌려주려고 합니다.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자유롭게 돌아가야죠.



쇠돌아.

네가 있어서 형은 그동안 너무 행복했고, 너랑의 추억은 죽을때까지 간직할꺼야.

너와 맨날 걸었던 한양 아파트 공원길, 성내천 탄천길, 그리고 올림픽공원... 네 덕분에 형도 운동 자주하고 건강하게 지낼수 있었던거 같아.

너랑 딱 한번 이긴 하지만, 같이 올라갔던 청계산도 기억이 나는구나.

컴퓨터 속의 사진을 보니깐 네가 다시 발밑에서 나를 처다보고 낑낑거릴꺼 같다.

형 얼굴,팔,다리 사정없이 햟던거 못하게 해서 미안해.

방에 오줌싼다고 엉덩이 때려서 미안하고,

회사 다니면서 출장 다니면서 바쁘다고, 오랜 시간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아침에 나가서 저녁때까지 하루종일 빈집 지키게 해서 정말 정말 미안하다.

네 목숨이 이렇게 다가고 있는줄 알았으면 만사 제쳐두고 너랑 오랜 시간 보냈을텐데.

바다도 죽기전 한번 보여주고 싶었는데 바다란것도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나무로 집도 새로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못해줬네.

다음 생에는 꼭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하늘나라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으렴.

형도 네 생각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또 열심히 살아갈께.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나자.

사랑해 사랑해. 쇠돌아. 영원히. 그리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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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에서 찍은 쇠돌군 최근사진...

쇠돌이 2008. 8. 23. 01:25

이름 : 쇠돌이
나이 : 14살
성별 : 중성(수컷이었으나 중성화수술)
특기 : 주인 물기
성격 : 난폭 , 포악, 형의 표현을 빌자면 성마른 녀석



간만에 올림픽공원에서 찍은 사진들...


형 여기가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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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쒸, 또 이상한 애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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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야지~~ 역시 외출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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